클럽 파티·야간 라운드 접목
‘나이트 골프 & DJ 파티’ 등
튀는 행사로 골퍼들에 인기
7월 인수 후 코스·서비스 변화
간벌·잔디 관리 등 정비 작업
고객 평가 수직상승, 매출 향상
“골프장 업계 새바람 일으킬 것”
로제비앙 골프클럽 비앙 코스 6번 홀 페어웨이의 소나무에 달린 황금종. 티샷을 해 황금종을 울리는 골퍼는 당일 해당 팀의 그린피와 카트피가 전액 면제다. 로제비앙GC
박채전 로제비앙 골프클럽 대표가 코스를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. 이승환 기자
"100일 동안 정말 쉼 없이 달렸습니다. 그래도 경기 남부권에서 우리 골프장 이름이 조금씩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니까 보람차더라고요.
더 좋은 골프장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.”
최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로제비앙 골프클럽에서 만난 박채전 대표는 새롭게 변신 중인 골프장을 바라보면서 환하게 미소지었다.
해발 460m의 무성한 숲 사이에 위치한 27홀 골프장은 다채롭게 변하는 주변 경치만큼 최근 다양한 시도와 변화로 골프장 업계에서
새롭게 주목받고 있다. 로제비앙 GC는 지난 7월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견건설사 대광건영이 큐로CC를 인수하면서 재탄생했다.
모기업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활용해 골프장 이름을 바꾼 로제비앙 GC는 반년도 안돼 예년과 다른 골프장이 됐다.
골프 플랫폼 스마트스코어에서 라운드 후기 평점이 상위 63%에서 최근 3개월새 상위 38%로 수직상승할 만큼 만족도가 높아졌다.
영업 매출도 코로나19 특수로 불렸던 지난해 동기 대비 10% 가량 올랐다.
코스부터 돋보인다. 우선 자연 경관이 뛰어나다. 로제·비앙·네오 등 3개 코스는 탁 트인 시야에 울긋불긋 물든 단풍으로
가을 정취가 제대로 느껴졌다. 코스 관리를 세심하게 한 덕분이다.
나무를 솎아내는 간벌 작업과 잔디 예지 등 인수 후 꾸준하게 코스 정비를 진행했다. 여기에다 그린이 흥미롭다.
모든 홀의 그린스피드를 3m로 유지시켰다. 내년 초에는 전 홀 티잉 그라운드 개선 작업도 진행해 코스 품질을 더 높일 계획이다.
디테일도 더했다. “편하게 웃고 즐기면서 재미있게 라운드할 수 있는 골프장을 만드는 게 경영 방침”이라던 박 대표는
재미를 더한 아이디어를 코스 곳곳에 숨겨놨다. 비앙 코스의 6번 홀 페어웨이에 위치한 소나무의 황금종이 대표적이다.
티샷을 해 황금종을 울리는 골퍼는 당일 해당 팀의 골프 그린피와 카트피가 전액 면제다.
박 대표는 “지금껏 매주 1개 팀 정도씩 종이 울렸다. 골든벨이 울릴 때마다 축제다. 골퍼들 사이에 반응이 좋다”면서
“비용 면제보다 홍보 효과가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한다. 황금종이 더 많이 울렸으면 좋겠다”며 웃어보였다.
또 각 홀 티잉 그라운드에는 동물 모양의 캐릭터 티마커를 배치했고, 각 코스의 시그니처 홀에 포토존을 만들었는데
여성 골퍼들 사이에 반응이 좋다.
골프장의 변신을 이끈 박채전 대표는 과거 경기 포천의 푸른솔 골프클럽에서 전무이사로 일하면서
코스 품질 향상과 서비스 개선 등을 진행시킨 바 있다. 2018~19년에는 로제비앙 GC의 전신 큐로CC의 전무로도 일했다.
박 대표는 “잭 니클라우스가 골프장을 설계할 때 ‘드라이버샷은 쉽게, 숏게임은 어렵게 해야 한다’고 했다.
그래서 드라이버샷을 할 때는 좀 더 편하게 하면서도 그린 위는 변별력을 둬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”면서
“좀 더 스토리 있고 흥미로운 코스를 만들겠다는 방향으로 시작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”고 설명했다.
지난 2~4일에는 클럽 파티와 야간 라운드를 접목한 ‘나이트 골프 & DJ 파티’ 이벤트를 진행해 골퍼들의 시선을 끌었다.
코스 변화 못지 않게 박 대표가 중요하게 시도한 건 직원들의 복리후생 개선이다.
그는 ‘직원들의 내부 만족이 곧 고객 만족’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. 직원식당 환경을 개선하고,
직원들과 가족을 위한 패밀리 인비테이션 프로그램을 신설해 만족도와 소속감을 높였다.
박 대표는 “캐디, 안내 등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.
그래서 다른 것보다 직원식당 만큼은 1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.
직원들이 전보다 일하기 좋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했다”고 밝혔다.
박 대표는 단기간에 탈바꿈시킨 골프장을 향한 긍정적인 반응에 고무된 모습이었다.
그는 “처음에는 골프장이 부도나고 방치됐다는 이미지가 강해 인근 지역 골프장 대표들이 ‘얼마나 하겠어?’ 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.
그러나 직접 우리 골프장을 와보고서 ‘긴장하겠다’며 깜짝 놀라고 가더라”면서 “짧은 시간에 골프장을 혁신시킨 게 즐겁고 행복하다”고 말했다.
박 대표의 집무실 벽에는 ‘CEO의 실력이 조직의 실력이고, 조직원의 실력이 회사의 미래다’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.
겨울철에도 노후된 시설물과 코스 리뉴얼 등을 계획 중인 그는 지금도 더 나은 골프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.
박 대표는 “‘이렇게 하면 변할 수 있겠구나’ 하는 마음으로 꾸준한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다.
골프장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”고 힘주어 말했다.
박채전 로제비앙 골프클럽 대표가 코스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. 이승환 기자